사회/문화

막차버스가 정류장을 지나치는 황당한 일을 겪었을 때 어떻게 할까?

관리자 0 2019.06.1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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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구매하고 이용하지 못한 버스 티켓






사소한 일이지만 억울하고 황당한 경험을 했다면,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A씨는 경북 김천이 고향이다. 몇 년 전부터 청주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매주 청주와 김천을 오간다. 청주에서 김천까지 한 번에 오는 직통버스가 없어 상주를 경유한다. 버스를 이용하는 코스는 상주대학교에서 청주까지다. 버스시간은 오전 10시 40분 부터 시작해서 2~3시간 간격이다. 막차는 밤 9시 40분에 있다. 이전에 이 차를 놓쳐 곤란한 상황에 처한 적이 한 두 번 있었다고 했다. 

A씨는 6월 11일 황당한 경험을 했다. 버스막차인 9시 40분 차를 타기 위해 상주 무인기에서 매표를 했는 데 9시 40분이 넘어도 오지 않아 불안했다고 한다. 마침 그날은 아무도 없이 혼자였다. 캄캄한 밤, 그것도 혼자, 늦는 이유도 모른 채 마냥 버스를 기다리는 내내 불안하고 초조했다며 씁쓸해 했다.


A씨의 주장을 재구성하면 이렇다. 9시 47분 쯤이 되어서 상주 쪽에서 상주대학교를 향해 오는 묵직한 버스가 보였다. 마침 버스는 정류장에서 50M 앞에 있는 신호등에 걸려 정지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몰라 A씨는 버스기사가 자신을 잘 볼 수 있도록, 또한 승객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버스가 정차하는 장소를 표시하는 보도블록에 바짝 붙어 서 있었다고 한다. 계속 버스만 주시하며 버스가 정차할 것만 기다리고 있던 A씨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왜냐하면 버스가 정류장에 정차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쳐 버렸기 때문이다.

이후, 상황은 더 황당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티켓에 적혀 있는 번호로 연락을 했지만 그것은 ARS로 이런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 다음날 A씨는 버스 종착지인 청주 터미널에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터미널에서 하는 말은 세 군데 버스 회사가 로테이션으로 버스를 운영하니 자신들은 모른다며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는 것이다.  

A씨가 알아 본 결과 경북대 상주캠퍼스에서 청주까지 운행하는 버스는 충북OOO, OO고속, OO고속이었다. A씨는 이 세 군데 회사에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했더니 이들 역시 고압적인 말투로 자신들은 모른다고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수소문 끝에 전날 9시 40분차를 운영했다는 회사를 알아냈고, 전날 경북대 상주 캠퍼스 정류장을 정차하지 않고 지나친 버스막차 기사가 누군지 알아내 그로부터 사과를 받아냈다고 한다.


A씨의 제보는 그냥 대수롭지 않게 넘어 갈 만 한 상황이 아니다. 늦은 밤, 그것도 막차를 기다리는 승객이 막차인 버스를 타지 못했을 때 곤란을 겪었을 것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만의 하나라도 버스를 놓친 것 때문에 다른 사건, 사고를 당하기라도 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런 경우 승객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요즘 버스 회사 전화는 사람이 아닌 기계가 응대하는 ARS 방식이다. 따라서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 버스를 운영하는 시간표는 버스 회사와 승객과의 약속이다. 나아가 이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할 공공성 사업이다. A씨가 무인기에서 티켓을 구매한 것은 이런 약속을 믿은 것인데, 그것을 어겼다면 법적으로 버스 회사가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스 회사는 '모르쇠'로 일관 하거나, '알아서 하라'며 떠넘기는 식으로 반응하는 것에 제재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버스 운행은 이익 차원을 넘어 국민의 복리 증진을 위한 사업으로 정부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 공공성 사업이다. 기자가 취재한 결과 버스 터미널, 매표소, 버스 회사는 모든 책임을 버스 기자에게 몰아 부치고 있다는 사실을 확보 할 수 있었다. 승객이 이런 곤란을 겪었다면 회사는 물론, 버스 운송을 지도 감독하는 관계기관이 나서 이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대책을 모색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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