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믿음이란 무엇인가? 어리석은 질문 같지만 고민없이는 결코 이 물음에 대답할 수 없다. 보통 믿음이 종류가 어떤 것이든 그 유무에 따라 도에 이르기도 하고, 구원에 이르기도 하니 말이다.

​

기독교의 성경은 믿음을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라고 했다. 실체가 없지만 마치 그것이 있는 것처럼 여기는 것이다.

​

많은 사람들이 믿음을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보이지 않는 추상을 구체화 하거나, 잡을 수 없는 미래를 현실화 한다. 준비된 안된 시험이 합격되기를 바라고, 사업이 잘되기를 바란다. 여호와께서 자신을 축복하실 것을 믿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런 믿음이 자기 확신으로 끝나는 경우다.

​

히브리적 관점에서 본 믿음과 일반적 혹은 서구적 믿음은 서로 다르다. 히브리어로 믿음이란 אמונה '에무나'라고 한다. 뜻은 '지원' 혹은 '유지'를 의미한다. '에무나 אמנ'는 히브리어 '에문אמון'에서 나왔다. 뜻은 '확실함', '충성', '진실'이다. 그리고 '에문'은 ’아만 אמן’ 이란 단어에서 나왔다. ‘아만 אמן’은 ‘지속하다’, ‘(팔로)지탱하다’, ‘믿다’, ‘성실하다’이라는 뜻이다. 나아가 ‘확실하다', ‘신뢰할 만 하다’ 등의 의미도 있다.

기독교인이라면 이 단어를 입에 달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다. 바로 '아멘'이다. 그러나 ’아멘’이여기서 나왔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

'아멘'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예', '그렇다', 진리’ 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여기서 믿음의 주체는 내가 아닌 여호와 하나님이시다. 우리는 그의 행위를 지켜 보는 입장이다. 내가 중심이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믿음을 전혀 엉뚱하게 생각한다. 기적이 일어나든 무엇이든 내가 원하는 대로 여호와 하니님을 몰고 가려고 한다.

​

게다가 자신의 강한 믿음을 앞세워서 모든 상황에서 주도권을 쥐거나 행사하려고 하는 경향이 짙다.

히브리적 관점에서 보는 믿음 에무나 אמונה는 자신이 주인공이 되려는 것이 아닌 서로 협력하는 관계를 통해 하나님의 사역을 이루어지게 하는 행동이다.

​

기독교 신앙이 오랜 시간 흐르면서 점차 실용적으로 바뀌었다. 동양에서는 심지 샤머니즘적인 모습까지 혼합된 상태다. 이들의 신앙 개념은 모두 자신이 중심이 되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

히브리적 관점에서 본 믿음 에무나 אמונה를 가장 정확하게 보여주는 책이 있다. 바로 출애굽기다.

출애굽기 17 장 12절은 이렇게 말한다.

​

“모세의 팔이 피곤하매 그들이 돌을 가져다가 모세의 아래에 놓아 그가 그 위에 앉게 하고 아론과 훌이 한 사람은 이쪽에서, 한 사람은 저쪽에서 모세의 손을 붙들어 올렸더니 그 손이 해가 지도록 내려오지 아니한지라 מֹשֶׁה֙ כְּבֵדִ֔ים וַיִּקְחוּ־אֶ֛בֶן וַיָּשִׂ֥ימוּ תַחְתָּ֖יו וַיֵּ֣שֶׁב עָלֶ֑יהָ וְאַהֲרֹ֨ן וְח֜וּר תָּֽמְכ֣וּ בְיָדָ֗יו מִזֶּ֤ה אֶחָד֙ וּמִזֶּ֣ה אֶחָ֔ד וַיְהִ֥י יָדָ֛יו אֱמוּנָ֖ה עַד־בֹּ֥א הַשָּֽׁמֶשׁ“

한 마디로 이스라엘이 전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이 모세의 기도 때문이요, 그의 기도가 중단되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아론과 훌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모세의 기도만을 언급한다. 하지만 모세가 모세일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좌우에 있었던 아론과 훌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히브리적 관점에서 말하는 '믿음' 즉 '에무나 אמונה'는 협력의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이는 두 가지로 나타난다. 하나는 하나님의 협력, 다른 하나는 동역자들과의 협력이다. 이게 없이는 제대로 된 믿음이라고 말 할 수 없는 셈이다.

​

하나님 사역은 믿음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 믿음은 어느 누군가의 특정한 리더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협력의 관계에서 나오는 것이다. 만의 하나 그게 없다면 그의 믿음은 하나님의 일을 방해하는 것일 뿐이다.

​

참고로 이 히브리적 관점에서 본 믿음 에무나 אמונה에 대한 개념은 이스라엘 김용규 선교사에게서 얻은 것임을 알립니다.